황희찬 부상 울버햄튼 감독 브리핑 (+부상 상태, 현지 반응)

황희찬 부상 울버햄튼 감독 브리핑 (+부상 상태, 현지 반응)

‘황소’ 황희찬(27∙울버햄프턴)이 부상으로 또 쓰러졌습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 중인 황희찬은 리버풀에 다시 강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부상 불운에 시달리며 땅을 치고 그라운드를 떠났습니다. 황희찬은 5일 영국 울버햄프턴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EPL 22라운드 리버풀과 홈 경기에서 전반 5분만에 선제골에 관여하며 울버햄프턴의 3-0 완승에 기여했습니다.

상대 진영 측면에서 패스를 받은 황희찬은 중앙에서 쇄도하는 동료를 겨냥해 땅볼 크로스를 넘겼는데, 이 공은 리버풀 수비수 조엘 마티프의 다리를 맞고 골대로 곧바로 향했습니다. 마티프의 자책골로 기록됐지만, 사실상 황희찬이 만들어낸 골이나 다름없었습니다. 황희찬은 상대 실수를 이끌어낸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았습니다.

 

 

 

황희찬은 ‘리버풀 킬러’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습니다. 그는 리버풀을 상대로 개인 통산 2골 1도움을 기록 중입니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뛰던 2019∼2020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경기에서 1골 1도움을 올렸습니다. 이번 시즌에는 울버햄프턴에서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3라운드 리버풀을 상대로 승부를 재경기로 넘기는 극적인 2-2 동점골을 뽑았습니다.  

이날 자책골을 유도해내며 리버풀에 강한 모습을 또 보여준 황희찬은 ‘부상 악령’에 시달렸습니다. 황희찬은 전반 42분만에 부상으로 아다마 트라오레와 교체됐습니다. 황희찬은 팀 동료의 공간 패스를 받고 공을 받기 위해 전력질주를 하다가 발을 절뚝이며 멈춘 뒤 곧장 벤치에 교체 사인을 보냈습니다. 이어 오른쪽 허벅지 뒷 부위(햄스트링)를 잡고 쓰러졌습니다. 황희찬은 부상으로 교체돼 나가며 땅을 치며 분한 모습도 드러냈습니다. 황희찬은 최근 훌렌 로페테기 감독의 신뢰를 받으며 팀 내 입지를 견고히 하던 상황에서 이런 부상은 매우 아쉬운 결과입니다. 로페테기 감독은 그라운드를 빠져나온 황희찬에게 나가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위로했습니다.

 

황희찬은 2022 카타르 월드컵 때에는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고생했는데, 이번에는 오른쪽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고질적인 근육 부상이 다시 도지는 모양새입니다. 한편, 울버햄프턴은 전반 12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나온 크레이그 도슨의 추가골로 2-0으로 앞서나갔습니다. 후반 26분엔 황희찬과 교체돼 들어온 트라오레의 땅볼 크로스에 이은 후벵 네베스의 슈팅으로 3-0 대승을 거뒀습니다.  

울버햄프턴은 15위(승점 20)로 올라섰습니다. 강등권에서 가장 순위가 높은 18위(승점 18) 에버턴과 격차는 승점 2로 아직 불안합니다. 부진하고 있는 리버풀은 10위(승점 29)에 자리했습니다. 리버풀은 최근 5경기에서 1승 1무 3패를 기록 중입니다.

 

 

 

 

이런 가운데 훌렌 로페테기 울버햄튼 감독이 황희찬의 복귀 시점을 예상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팬들의 우려는 더 커지고 있습니다. 로페테기 감독은 이날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하필 햄스트링 부상이라 안타깝다”며 “황희찬이 얼마나 오래 그라운드를 벗어나 있게 될지 모르겠다”고 밝혔습니다.

로페테기 감독은 이어 “황희찬이 매우 좋은 선수였기 때문에 한층 더 원통하다”면서 “그는 특출난 선수다. 팀을 전술적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제 다른 선수를 골라야 하고, 이게 우리가 늘 좋은 스쿼드를 유지하는 이유”라며 충분히 황희찬의 대체재 역할을 해 줄 선수가 있다는 뜻을 시사했습니다.

 

 

 

한편, 황희찬은 4일 오후 3시(현지시각) 영국 울버햄턴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시작된 리버풀과 2022~202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2라운드가 끝난지 대략 2시간만인 6시 40분이 돼서야 퇴근길에 올랐습니다. 동료들이 일찌감치 퇴근한 상황에서 몰리뉴 주변에 남은 유일한 울버햄턴 선수가 바로 황희찬이었습니다. 평소 팬서비스가 좋기로 유명한 황희찬은 이날 경기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상황임에도 경기장을 찾은 한국팬들을 위해 끝까지 경기장에 남았습니다.

 

 

 

황희찬은 개인 차량을 타고 귀가하던 길에 한국 팬들과 마주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운전석 창문을 열어 팬들의 사인 및 셀카 요구에 응대했습니다. '황희찬이 떴다'는 소식이 국내 축구팬 사이에 쫙 퍼졌습니다. 팬들은 순식간에 모여들었습니다. 차량 옆으로 팬들이 일렬로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졌습니다.

황희찬은 피곤한 기색 없이 100여명에 달하는 국내외 축구팬들의 요구에 응했습니다. 기차 시간으로 인해 먼저 사인을 받은 팬들이 떠났지만, 일부는 차 주변에 남아 황희찬이 귀가하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봤습니다. "화이팅" "기다리길 잘했다"는 메시지가 쏟아졌습니다.